첫해부터 여름휴가 끝낸 직후 어김없이 교체 인선 발표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면 이번에 청와대 참모직에서 잘리는 것 아닐까"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떠나기 직전 일부 참모들 사이에선 이런 농담이 흘러나왔다.

박 대통령이 앞선 2번의 하계 휴가에서 복귀한 뒤 크고 작은 개각 및 청와대 개편 인사를 단행한 전례가 있어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도 참모들의 예상은 농담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됐다.

박 대통령이 4일 메르스 사태 초기대응 실패의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고용복지 수석을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기 때문이다.

'휴가복귀후 인사단행'의 법칙이 3년 연속 이어진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1년차인 2013년 8월5일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4명을 교체하는 중폭의 비서진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허태열 비서실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신임 비서실장으로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임명됐다.

또한 2개월여 장기 공백 상태였던 정무수석에 비정치인 출신의 박준우 전 EU(유럽연합)·벨기에 대사가 발탁됐고, 민정수석에는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에는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복지부차관이 각각 기용됐다.

당시 인선은 박 대통령의 하계휴가가 끝나자마자 이뤄진 것으로, 사실상 청와대 2기 참모진의 출범과 다름없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8월3일에도 공석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당시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를 내정했다.

8월1일 휴가를 마친 뒤 이틀 만에 이뤄진 인사였다.

박 대통령은 당시 정성근 전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질 논란에 휘말려 자진사퇴하자 17일 만에 후보자를 지명했고, 이는 세월호 참사로 촉발됐던 2기 내각 개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었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휴가 직후 인사'의 법칙을 3년 연속 '실천'하는 배경에는 하반기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은연중 반영돼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취임 첫해는 초대 내각 인사 파동 등으로, 집권 2년차는 세월호 참사로, 올해의 경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은 사정이 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복지장관 교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여름휴가 전에 인사 문제에 대해 일체 말씀이 없었고, 휴가를 다녀온 뒤 올해 하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바로 인사 결심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