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회복이 뒤바꾼 '재정 곳간' 사정

숨통 트인 지자체, 취득·등록세 20% 안팎 늘고
지방 법인세 감면 축소까지…올들어 지방세수 16% 증가

정부는 쓸 돈 부족…국세 징수 5.9% 증가 그쳐
세수 부족분 추경에 반영…'재정 절벽' 걱정해야할 판
'재정 여유' 지자체 vs '살림 빠듯' 중앙정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지방자치단체가 거둬들인 지방세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의 국세보다 증가 폭이 2.7배 크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 관련 세수가 증가하고 각종 지방세 감면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6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 1~5월 지방세 징수액은 24조86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1조4422억원)보다 15.9%(3조419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잠정치 기준)에도 지방세수가 전년보다 14.7% 늘어나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 예상된다. 작년에 지방세 징수액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은 2006년(14.7%) 이후 8년 만이었다.

최근 지방세수가 늘어난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취득세·등록면허세 등 관련 세목의 징수액이 늘었다. 올 5월까지 취득세 징수액은 7조650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조2645억원)보다 22.1% 증가했다. 등록면허세는 같은 기간 6305억원에서 7547억원으로 19.7% 늘어났다.

두 번째는 지방 법인세 감면이 사라진 요인이 컸다. 올 1~5월 지방소득세 징수액은 7조42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조7734억원보다 28.6% 늘었다. 2013년 세법 개정으로 그동안 기업이 받았던 지방소득세 법인분(지방법인세)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올해부터 사라지면서다.

기존에는 과세표준에 국세 기준 법인세율(10~22%)을 적용해 나온 산출세액에서 각종 공제·감면분을 뺀 금액의 10%를 지방법인세로 부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똑같은 과세표준에 지방세 기준 법인세율(1.0~2.2%)을 새로 적용하고 별도의 비과세 감면 없이 산출세액을 계산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그동안 받던 감면 혜택의 10% 정도가 줄어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세제를 개편한 이유는 중앙정부의 세제정책에 종속된 지방정부의 과세 독립성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또 올 5월까지 지역자원시설세 징수액(1072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2% 늘었다. 이는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에 부과되는 해당 세제의 세율이 전년보다 100% 올랐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재정 곳간’에 여유가 생긴 반면 중앙정부는 올해도 빠듯하게 살림을 꾸려야 할 전망이다. 국세 징수액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93조7000억원으로 전년(87조8000억원)보다 5.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도 세수 부족이 확실시돼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에 세입경정 예산 5조4075억원이 포함됐다. 국세가 예상(본예산 기준)보다 많이 걷힌 2007년(초과 징수액 14조2000억원), 2010년(7조2000억원), 2011년(4조8000억원) 등에는 중앙정부가 재정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세수 부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앙정부의 재정운용은 빡빡해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정부가 쓸 돈이 없는 ‘재정 절벽’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 시기의 경제성장률은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0.4%(전기 대비)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지방정부는 작년부터 지방세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 세수가 늘어나 재정운용에 관한 한 지자체의 운신 폭이 커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아직 50%도 되지 않는 데다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복지사업을 감당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도움을 계속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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