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74% "세종시로 옮겨 정책 질 떨어졌다"
경제관료 네 명 중 세 명은 “세종시로 청사를 옮긴 뒤 정책의 질(質)이 떨어졌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잦은 서울 출장 등으로 대면보고나 정책토론이 줄고, 다른 부처 및 민간과의 정책 협의와 소통 기회도 감소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세종시로 이전한 지 1년 이상 된 8개 경제부처(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장 국장 실장(차관보) 등 간부 12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과천·서울청사 시절과 비교해 대면보고를 받거나 정책토론을 하는 횟수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줄었다’는 응답이 85.4%에 달한 데 비해 ‘늘었다’는 대답은 3.2%에 그쳤다. 나머지 11.4%는 ‘변화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정책품질이 떨어졌다’는 응답이 74.2%를 기록했다. ‘정책품질이 높아졌다’는 대답은 2.4%에 불과했다. 세종시로 이전한 뒤 공무원이 출장 등으로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정책의 질이 떨어지는 ‘세종시 해저드(hazard·위험)’를 관료들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민간 업계와의 소통 기회가 ‘감소했다’는 응답도 83.8%에 달했다. ‘증가했다’는 대답은 4.1%에 그쳤다. 민간과의 소통 부족이 정책 수립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관료는 73.4%였다.

세종=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