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균열속 비주류 최고위 불참…文도 국회 비워
최재성 "헌신·혁신·교신하겠다" 약속에도 비주류 '부글부글'
원심력 강화 속 "신당·분당 빌미주는 인사" 불만도

새정치민주연합내 계파갈등이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내홍 수습을 위한 당직인선이 오히려 분란을 초래하는 양상이다.

이날 최고위는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노계 인사들이 항의성으로 불참해 '반쪽' 회의에 그쳤으며, 문재인 대표마저 회의 직후 국회를 비웠다.

비노진영은 내부 불만이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이후 대책 마련에 부심했고, 당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원심력이 가속화하며 '신당론'이 힘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이종걸 최고위 불참…'쑥대밭' 최고위 = 진통 끝에 당직인선을 매듭짓고 산뜻하게 재출발하려던 지도부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최고위원회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원내대표는 인선에 대한 항의 취지에서 불참, 문 대표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투톱'간 균열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이나 박광온 비서실장 등 '임명장'을 받아야 할 신임 당직자 중 비주류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가뜩이나 주승용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탈한 상태에서 이날은 유승희 최고위원까지 불참하는 등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지도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하고 차례로 현안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지만, 회의는 내내 겉돌기만 했다.

문 대표가 군 부대 방문을 위해 10시께 국회를 떠나면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해야할 지도부 마저 공백상태가 됐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의 불참을 두고 "다 잘될 것"이라면서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도) 잘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비주류측 관계자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가 대책없이 '마이웨이' 행보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최 신임 사무총장 역시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취임 인사말까지 생략한 채 찌푸린 표정으로 앉아있던 그는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인사도 안했다"면서 "(앞으로) 잘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총선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코멘트하기 어렵다"고 했고, "지금은 입이 '화'의 문이 되서는 안된다"면서 말을 아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비공개회의에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을 많이 바라는 것 같다"며 "헌신·혁신·교신(소통)을 잘 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사무총장 인선을 매듭지은 만큼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며 상황을 추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책위의장의 경우 지도부는 강기정 의장의 유임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비주류 측의 반발이 거세진다면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비주류 '부글부글' 집단반발 조짐…'신당·분당론' 탄력받나 = 전날 당직인선 발표 직후부터 "선전포고"라며 반발한 비주류 진영은 이날도 지도부를 향한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비노진영의 수장격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분당의 빌미를 주지 않는 인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실망을 안겼다"고 비난했다.

주승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친노를 대표하는 상황에서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도 친노에 맡겼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역행하는 인사"라고 말했다.

최 의원이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한 것을 두고도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공천이 우려된다"고 했다.

주 의원은 문 대표와 전날 만찬을 함께했으며, 주 의원과 갈등을 겪었던 정청래 의원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 복귀를 요청했지만 주 의원은 거절했고, 오히려 만찬 도중 사무총장 인선 발표가 이뤄져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기자들에게 "사무총장 인선까지 발표된 상황에서 복귀가 가능하겠는가"라고 했다.

전날 최 의원에 대한 비방 문자메시지로 논란이 된 김한길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원내대표가 보내달라고 요청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비주류 진영의 집단반발 분위기도 감지된다.

비노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회원들은 이날 회동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민집모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에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같은 내홍이 최근의 '천정배 신당론'과 맞물리면서 당내 원심력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비노계의 한 중진은 "이번 인선이 신당이나 분당의 빌미를 주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10월 재보선 전까지 호남의 민심을 잡지 못하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신당이 여러 곳에서 검토되고 있어,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