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1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때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HK에 따르면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21일 회담에 관해 "한일 관계의 진전이 기대되는 회담이었다는 것에 입각해 기시다 외무상의 판단으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는 고유명사를 쓰지 않았다"고 23일 말했다.

이하라 국장은 이날 일본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 회의에 출석해 "기시다 외무상은 회담 중에 '양국 사이에는 해결되지 않은 곤란한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고 일본 측의 입장은 한국 측에 전해졌다"며 이같이 발언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출석한 의원들이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중요한 문제이다.

'다케시마'라는 고유명사를 내세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지적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2일 정례 회견에서 외교장관 회담 때 일본 측이 독도에 관해 어떤 발언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회담의 내용에 관해 하나하나 밝히는 것은 외교상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 간에 곤란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으며 우리나라는 평화적 해결을 향해 끈기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하라 국장의 설명과 이에 대한 자민당 측의 반응, 스가 장관의 우회적인 답변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는 21일 열린 회담에서 독도 영유권에 관해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온 일본 정부의 견해 자체에는 변함이 없으나 한일 수교 5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기 어렵고 긴장만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주제를 전략적으로 피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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