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상 '통편집' 통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공식화

'불경죄 처형' 북한 현영철

'불경죄 처형' 북한 현영철

지난 4월30일 숙청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후임에 최근 대장으로 진급한 박영식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숙청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북한 기록영화에 계속 등장시켜 논란이 일었으나 최근 방영된 기록영화에서 통째로 편집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그의 숙청을 공식화했다.

◇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임명 유력…대장 달고 김정은 영접

조선중앙TV는 4일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대사업을 현지에서 지도'라는 제목의 새 기록영화에서 박영식이 지난달 29일 인민무력부 산하 종합양묘장 건설현장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경례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지난해 4월 상장(별 3개)으로 진급한 박영식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 대장(별 4개) 견장을 달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경례한 것으로 미뤄 박영식이 최근 대장으로 진급한 후 김정은 제1위원장을 현지에서 영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할 때 해당 기관의 최고위 간부가 현장에 나와 김정은 제1위원장 등 일행을 영접하고 시찰 일정 내내 옆에서 수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특히 현영철 부장이 숙청된 지난 4월30일 이후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박영식 부국장은 지난 5월부터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부대 현지시찰에 계속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박영식 대장이 숙청된 현영철 부장의 후임 부장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영철 부장 역시 지난해 6월 대장으로 승진하면서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됐다.

이에 대해 정보당국의 한 소식통은 "다른 첩보도 있었고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봐도 그렇고 박영식 조직부국장이 현영철 후임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된 것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박영식은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이라 조직이나 인사 문제를 잘 알기 때문에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맡긴 것 같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대장 계급이라면 인민무력부 내에서도 후방총국장 등을 맡기에는 격에 맞지 않는다"면서 "박영식의 인민무력부장 임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현영철 기록영화서 완전 삭제…북한, 흔적지우기 마무리

또 조선중앙TV가 이번에 방영한 기록영화에서는 현영철 부장이 숙청되기 전인 4월 24∼25일 김정은 제1위원장 주재로 열린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부분이 통째로 지워졌다.

국가정보원은 당시 현영철 부장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사이에 두고 김정은 제1위원장 옆에서 조는 모습이 목격돼 '불경죄'가 적용된 데다 여기에 다른 죄목이 더해져 숙청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 훈련일꾼대회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등장함에도 대회 행사 자체가 완전 삭제된 것은 현영철 부장의 모습만을 따로 지우기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현영철 부장은 군부 서열 2위로 각종 군 관련 활동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밀착 수행해온 인물인데다 4월 행사 당시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바로 옆에 앉아 있어 흔적을 깨끗이 지우는 데 한계가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기록영화에서 본행사를 삭제한 대신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영철 부장을 숙청한 직후인 지난달 1일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장면은 방영했다.

현영철 부장은 지난 4월 2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를 위문하는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을 끝으로 공식활동을 마감하고 이틀 뒤인 30일 숙청됐다.

그러나 현영철 부장은 5월 들어서도 14일까지 거의 매일 북한TV와 기록영화에 모습이 등장하고, 5월 19일 새로 공개된 기록 영화에서도 그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아 일각에서는 그의 숙청 여부를 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