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회담

중국과 제재 강화 논의 중…사드 한반도 배치 필요성 첫 언급
< “우리는 친구” >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하기 전 얘기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윤 장관을 ‘내 친구’로 불렀다. 연합뉴스

< “우리는 친구” >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하기 전 얘기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윤 장관을 ‘내 친구’로 불렀다. 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중국과 대북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안보대화에서 대북제재 조치를 구체적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 경제 제재 등 구체적인 추가 조치를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가해왔다”며 “미국도 보조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그런 목적으로 한국에 와서 회의하고 있다”고 했다. 대북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 승인 없이 자위대 진출 없을 것”

케리 미 국무 "압박 높여 북한 행동 변화시켜야"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한 케리 장관은 이날 북한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 실험과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이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매우 도발적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의 여러 악행에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압력을 더욱 가중해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며 “한·미는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결단력 있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는 공개 처형과 같은 끔찍하고 잔인한 얘기를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며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처형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은 자신과 가까웠던 사람을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숙청하고 있다”며 “북한은 전 세계에서 인권침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의 잇단 군사도발과 처형이 “김정은의 성격과도 관련 있다”고 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지금의 행태를 이어간다면 유엔 안보리의 감시가 강화되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윤 장관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한·미·일·중·러 5자가 협력해 강력한 압박과 설득 노력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 케리 장관은 “양국 간에는 빛이 새거나 1인치 1㎝, 현미경만큼의 차이도 없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이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mindful)”며 “여성 인신매매 문제는 잔혹하고 끔찍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미·일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대한민국이 승인하지 않는 행동은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케리 장관은 이어 용산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미군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위협을 거론하고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에 대해 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은 매우 도발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유엔 협약을 위반해 핵무기를 만들고 우리가 러시아,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억제하려고 하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했다. 케리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케리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SLBM 사출 실험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일관된 메시지로 도발 중단을 촉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