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체제 불안정 내부 민심동요 막으려는 것"

북한은 18일 국가정보원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한 것과 관련, '악취 풍기는 악담질'이라며 전날에 이어 또다시 격렬하게 비난을 퍼부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전국연합근로단체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박근혜의 구린내 나는 악담질이 온 겨레를 크게 격노케 하고 있다"며 "아무리 동족을 헐뜯어대고 비방해도 정도가 있는 법"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변인은 "동족 대결에 얼마나 환장이 되었는지 그 누구의 '도발적 행동'을 용인할 수 없다느니, '극도의 공포정치'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느니 하는 악담까지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에는 박근혜가 그 무슨 '체제의 불안정'으로 우리가 '곧 허물어질 것'이라는 몽유병 환자의 개꿈 같은 망발을 늘어놓는다"고 포문을 열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박근혜 대통령을 험담했다.

북한은 남측의 동족대결 행태와 공포정치란 단어 사용을 비난한 뒤 "흑백을 전도하고 사실을 오도해도 분수가 있다"고 비난했지만 현영철 부장 숙청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전날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편집국 성명을 통해 현영철 숙청에 대해서는 부정도 인정도 하지 않은 채 '공포정치'를 운운하며 최고존엄을 훼손했다고 비난하며 무력대응까지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이틀 '공포정치'나 '체제 불안정'을 우려하는 남한 내 여론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은 북한 내부의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현영철의 권력 이탈과 숙청을 공식화할 경우 내부적으로 군부 사기 저하와 유언비어 유포 등이 있을 수 있어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 공포정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등 후폭풍도 두려울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현 상황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영철 부장 숙청에 대한 남한 정부의 입장과 반응을 볼 때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는 생각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비교적 무게가 있는 주체가 아닌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외곽단체인 전국연합근로단체 등을 통해 반응을 내놓는 것이 대외 여론의 '간'을 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에는 조평통 등에서 먼저 대남 비난을 한 뒤 다른 매체나 단체들이 비슷한 의견을 내놓는 '하향식'으로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단체들부터 의견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남측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전술 변화를 꾀하는 것 아닐까 싶다"며 "내용상으로는 거칠게 비난하고 있지만 반응 주체를 보면 북한이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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