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의원외교협의회 발족…피터 로스캠·마이크 켈리 공동회장
이병석 "미국 의회, 아베 총리에 역사 직시할 것 충고해야"


한국과 미국 의회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식 의원외교 협의회를 가졌다.

회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 한미의원외교협의회 대표단은 이날 오전 미국 의사당옆 롱워스 빌딩에서 미국 의회의 미한의원외교협의회의 초대 공동회장인 피터 로스캠(공화·일리노이)·마이크 켈리(공화·펜실베이니아) 연방 의원과 회동했다.

지금까지 미국 의회에는 '코리아 코커스'라는 친한파 의원모임이 결성돼 있었으나 한국과의 의원외교를 전담하는 공식 채널은 없었다.

그러나 한국 대표단의 올해 방미를 계기로 미국 의회는 로스캠·켈리 의원을 주축으로 미한의원외교 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양국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을 거치며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세계 어느 동맹보다도 끈끈한 유대를 갖고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앞으로 동맹의 수준을 더욱 높여 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양국 의회 차원에서 협력과 지원을 해나가기로 했다.

한국 대표단장인 이 의원은 "한미동맹은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양국 간의 혈맹관계 유지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변영을 지켜나가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면서 "새로운 미한의원외교협의회가 한미동맹 발전에 더욱 크게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미국 의회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역사적 진실을 바로 보라고 충고하고, 한·미·일이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3국 안보협력 체제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3년이 지나면서 양국 모두 FTA 효과가 공고화되고 있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양국에 필요한 이익을 유연하게 확대해나가고 있는 점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 사회의 주요 관심사인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를 위해 미한의원외교협의회가 적극 노력해줄 것을 주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미국 방문이 한미동맹을 더욱 발전시키고 양국의 번영과 세계평화를 이끌어가는 기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단은 회장인 이 의원과 부회장인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 같은 당 심윤조·경대수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로스캠 의원은 "한미동맹은 피로써 맺어진 혈맹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흔들림 없는 유대(unshakeable bond)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유대를 더욱 끈끈하고 강건하게 만드는 것이 양국 의회를 포함한 지도자들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로스캠 의원은 자신의 부친이 한국전쟁 당시 38선 순찰활동을 맡았던 지휘관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60여 년 전 완전히 황폐한 나라였던 한국은 이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했고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며 "한국인들의 '청지기 정신'과 책임감은 전 세계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현재 5선으로 하원 공화당 수석부총무직을 역임한 로스캠 의원은 지난 2월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법안을 발의했다.

켈리 의원은 "미국과 동아시아에서 가장 독특한 유대관계를 가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며 "전쟁을 함께 치르고 전우가 옆에서 죽는 것을 보면서 강한 형제애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켈리 의원은 "이 특별한 끈끈함은 결코 바뀔 수 없는 최고의 접착제"라며 "이 같은 독특한 형제애를 바탕으로 앞으로 수많은 도전과제를 함께 헤쳐나가자"라고 강조했다.

3선의 켈리 의원은 일본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을 비판하고 통일정책을 지지하는 미국 의회 연명서한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한국 대표단은 이날 낮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과 맷 새먼(공화ㆍ애리조나) 의원 등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의회 간 교류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샘 존슨(공화·텍사스), 존 코니어스(민주·미시건) 연방 하원의원과도 면담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