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숙청 잔혹사'

2012년 이영호 숙청으로 시작
화염방사기로 시신 태우기도
처형 가족에 '소감문 작성' 강요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2011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처형된 북한 내 주요 간부가 70명에 달한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을 처형한 것에 비해 훨씬 많다. 처형 수단도 소총에서 고사총 등으로 잔인해졌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김정은이 숙청에 나선 것은 2011년 말 김정일 사망 당시 자신과 함께 운구차 호위를 담당했던 이영호 군 총참모장과 우동측 국가보위부 제1부부장을 실각시키면서부터다. 김정은의 후견인 노릇을 했던 이영호는 집권 후 군부 장악에 걸림돌이 된다는 죄목으로 2012년 7월 보직 해임했다. 북한의 사회 통제 및 감시를 맡는 보위부 1부부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우동측도 그해 실각했다. 인민무력부장을 맡았던 김영춘과 김정각은 명예직으로 옮기면서 권력에서 멀어졌다.

김정은이 숙청에서 잔인한 면모를 보인 것은 2013년 12월 고모부이자 당 행정부장인 장성택을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선 순종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 죄목으로 전격 처형하면서부터다. 당시 보도된 북한 매체에선 특별군사재판에 기소된 장성택이 구타와 고문을 당한 듯 몸이 멍든 모습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정일 운구 7인방’ 중 김기남 당 선전비서와 최태복 교육담당 비서만이 숙청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선 한층 북한의 처형 양상이 잔인해졌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총열이 4개인 고사총으로 시신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들거나, 시신을 화염방사기로 태우는 방식도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형 대상자 가족에게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강요하고 “눈물을 보이거나 고개를 숙여선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선 반당(反黨), 반혁명, 간첩죄뿐 아니라 김정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거나 비리 및 치정문제를 저질러도 숙청 대상이 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중대한 잘못이 없거나 이견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처형해 최근 북한 간부사회에선 고위직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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