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對)잠수함전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이 지상에서 발사하는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Kill Chain·적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사전 공격하는 시스템)을 해상에서의 적 움직임까지 막을 수 있도록 확대, 보완할 방침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12일 “지상 작전에 기반을 둔 KAMD와 킬 체인의 운용 개념을 확장할 방침”이라며 “조기경보위성, 조기경보레이더 등 기존 탐지자산을 보완하고 대잠수함 작전능력도 더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를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척을 만들기로 한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을 6척 더 건조한다는 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북한의 SLBM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년여 만에 외교안보장관회의도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SLBM을 개발하는 것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심각한 도전”이라며 “북한의 위협과 도발적 행위에 대해 한·미 동맹 차원의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 노력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중·수상 타격체계로 대응

잠수함은 수중에 엔진을 끄고 정지상태로 있다면 인공위성과 대잠초계기, 공중경보기 등으로도 탐지하기 어렵다. 음파탐지기(소나)의 탐지 범위만 벗어나면 2척의 잠수함이 같은 곳에 있더라도 수심이 다르면 서로 발견하지 못할 정도다. 이런 특성을 감안, 한국군과 미군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방어(defence)계획을 수립하고 유사시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한다는 의미의 4D 개념을 작전계획으로 완성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작전계획의 핵심은 지상의 적 이동식 발사대(TEL)를 제거하기 위해 마련된 킬 체인을 수중방어로 확장해 선제타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주파-고출력 소나 필요

군은 SLBM을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이 출항하면 길목에 아군 잠수함을 배치, 추적할 방침이다. 유사시 한국형 구축함과 214(1800t)급 잠수함에 각각 배치된 함대지 미사일인 해성-Ⅱ, 잠대지 미사일인 해성-Ⅲ로 잠수함기지까지 선제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탐지하는 수중감시음향센서와 함정의 소나 성능을 개량해 나갈 것”이라며 “구축함에 실린 ‘고주파-저출력’의 소나를 ‘저주파-고출력’ 소나로 보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승욱/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