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29 재·보궐선거는 지역에 기댄 전통적 선거구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으로 알려진 광주 서을에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과반인 52.37%를 득표해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29.8%)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호남에서도 새정치연합의 ‘기호 2번’ 어깨띠만 두르면 당선된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광주 서을은 이정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한 지역으로 비록 낙선했지만 39.7%라는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 의원은 결국 지난해 7월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49.43%의 득표율로 서갑원 전 새정치연합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영남에서는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해 40.33%의 득표를 기록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비록 낙선했지만 40.42%를 얻었다.

지난 3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부설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과 민주정책연구원을 통해 “영남과 호남이 각 당의 견고한 지지층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며 수도권 공략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전략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종혁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전통적 지지기반으로 알려진 영남과 호남에서 민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