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자살하면서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을 적어둔 '메모'가 발견된 이후 12일 만이다.

다음은 성 전 회장의 자살 시점부터 이 총리의 사의 표명까지 일지.
▲2015.4.9 = 성 전 회장이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형제봉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
▲2015.4.10 = 경향신문, 성 전 회장이 자살직전 약 50분간 인터뷰에서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현정부 실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보도
▲2015.4.10 = 성 전 회장이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현 비서실장, 이완구 총리 등 여권 핵심 실세를 포함한 정치권 인사 8명에게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적은 메모를 검찰이 확보
▲2015.4.10 = 이 총리 측,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적은 유류품 메모에 이 총리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두 사람은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등의 해명자료 배포
▲2015.4.12 = 이 총리,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만났던 태안군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주장이 제기됨
▲2015.4.13 = 이 총리, 국회 대정부질문 첫째날 출석해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에서 후원금을 받은 게 없으며 검찰 소환 요청이 있으면 당연히 응하겠다고 밝힘
▲2015.4.14 = 경향신문, 지난 9일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이 총리에게 성 전 회장이 2013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지원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줬다고 보도
▲2015.4.14 = 이 총리, 국무회의 주재를 위한 출근길과 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 출석해 성 전 회장에게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물러나겠으며 증거가 나오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
▲2015.4.15 = 이 총리,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출석해 메모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거취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총리직 사퇴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
▲2015.4.15 = 경향신문, 성 전 회장과 지난 9일 전화인터뷰한 내용 전체를 공개,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가 사정대상 1호"라고 밝힌 내용이 공개됨
▲2015.4.16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 총리에 대해 "계속 버티는 상황이 이어지면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함
▲2015.4.16 = 이 총리,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나흘째 출석해 전혀 흔들림없이 국정수행하겠다고 밝히고 "2013년 선거때 성 전 회장과 독대한 적 없다"고 일부 보도를 부인
▲2015.4.16 = 박 대통령, 중남미 순방을 떠나기 직전 김무성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독대' 형식으로 긴급 회동을 갖고 이 총리 거취 문제 등을 논의. 박 대통령이 이 총리 거취에 대해 "순방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표가 밝힘
▲2015.4.17 = 이 총리, 출근길에 박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으며 외부 일정 없이 총리실에서 간부 회의 주재하고 부서별 주요 현안 업무보고 청취
▲2015.4.19 = 이 총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께서 안 계시지만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며 "국정을 챙기겠다"고 거듭 밝힘
▲2015.4.20 = 새정치연합,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이르면 22일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 발표. 새누리당 지도부, 청와대에 박 대통령 귀국 전 이 총리의 자진사퇴가 필요하다는 기류 전달
▲2015.4.20 = 이 총리 사의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