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에 '과거사' 한국에 '안보협력' 압박
3자 안보토의도 개최…우리측, '과거사' 강력 제기할 듯


한·미·일 3국의 외교차관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국무부 청사에서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3국 외교차관이 협의회 형태로 공식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미국이 한·일간의 과거사 갈등을 실질적으로 '중재'하고 3국 간 안보협력을 적극적으로 복원하는 차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3국은 협의회에서 ▲한반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범세계 차원의 포괄적인 현안들을 논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3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반도 현안의 경우 북한 정세에 대한 각국의 평가를 공유하고 북핵과 북한 인권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태 지역에서는 평화와 안정, 번영이라는 공통의 전략적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미국과 일본에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향후 추진방향을 거듭 설명하고 공통의 이해를 넓힐 방침이다.

범세계 차원에서는 극단주의적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 대응과 에볼라 퇴치,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문제를 놓고 폭넓은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차관은 이번 협의회에서 한·일 관계를 근원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방침이다.

특히 과거사 문제가 단순히 한·일 양자 관계 차원을 넘어 한·미·일 협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차관은 이날 사이키 차관, 17일 블링큰 부장관과 각각 한일, 한미 외교차관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조 차관은 전날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역사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얘기하겠다"며 "이를 통해 일본이 올바른 역사관에 입각해 행동할 수 있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일 3국은 이와 별도로 이날부터 이틀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일 국방부 차관보급이 참여한 가운데 '3자 안보토의'(DTT)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미·일 양국으로부터 방위지침 개정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일본이 한반도 주변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을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미국과 일본이 협상 중인 방위지침에 ▲일본이 평화헌법을 준수하고 ▲미·일 동맹의 틀을 유지하며 ▲한국의 국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그러나 방위지침에 그대로 명문화될지, 아니면 보도문 형태로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측은 또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와 외교청서 등을 통한 일본의 영토 도발 문제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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