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서 명사 초청 강연…"홍준표 무상급식 중단, 방법론상 아쉬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9일 "무상급식은 최악의 정책"이라며 "급식의 명목으로 돈을 주는 것이지 급식을 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충북대 명사 초청 강연에 나서 "복지의 본질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것"이라며 "돈이 많아 다 나눠주면 좋겠지만 그건 복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재정 형편으로 부자 급식을 하는 건 정치이지 복지가 아니다.

(예산을) 다른 곳에 쓸 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나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 전 시장은 "이제 겨우 부모님들 사이에서 무상복지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럴 때 감정선을 건드리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며 "무상급식을 중단하는 대신 교육비 지출로 쓴다고 발표한 건 전략적으로도 유리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강연의 주제였던 '국가 브랜드 비전과 전략'과 관련, "우리나라가 제2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돈이 없기 때문에 인적 자원으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러나 원조를 할 때 수혜국가가 원하는 것을 줘야하며, 농업국가로 승부하는 나라라면 농업 기술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좁기 때문에 많은 양의 제품을 비싸게 파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디자인에 문화적 콘텐츠가 접목된다면 먹고 사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디자인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선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2011년 8월 시장직을 사퇴했다.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swe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