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탑재 미사일→장사정포→특수전 위협 순 평가
"北 핵 소형화 기술 진전되면서 사드 필요성 급부상"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위협과 이를 제거하는 것을 1순위로 꼽게 되면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이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16일 "북한이 핵시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면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면서 "한미는 탄도미사일이 핵을 운반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이를 제거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있기 때문에 사드와 같은 무기체계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 진전과 함께 핵·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됐고, 이에 대비하려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의 진전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불러온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이날 열린 한중 외교 차관보급 협의에서 사드 문제가 북한의 핵위협에서 비롯되는 만큼 중국 측이 북핵 억제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핵탑재 미사일→생화학탄 탑재 장사정포→특수전 위협 등 순으로 위협평가
한미는 최근 북한 위협을 핵탑재 탄도미사일, 생화학탄 탑재 장사정포, 특수전 위협 등의 순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생화학탄을 탑재할 수 있는 장사정포가 1순위 비대칭 위협으로 꼽혔지만,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핵탑재 탄도미사일을 1순위 위협으로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어 생화학탄 탑재가 가능한 장사정포, 특수전 위협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소형화 기술 진전으로 과거에 비해 핵·미사일 위협이 커졌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며 "미사일에는 생화학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데 핵탄두까지 탑재할 수 있게 되면 위협의 정도는 더 커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3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 작년 노동미사일 시험발사도 영향
북한이 작년 3월26일 동해 상으로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행위도 사드 문제가 부가되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작년 6월 3일 국방연구원 포럼에서 "사드 체계는 더욱 광범위한 탐지 능력, 위협에 대한 더욱 뛰어난 인지능력, 우리의 현 체계에 더해지는 상호운용성을 제공하며, 실제로 사령관으로서 (미 정부에 배치를)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이런 언급은 같은해 3월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노동미사일은 원래 사거리가 1천300㎞ 안팎이나 북한은 당시 정상적인 노동미사일 궤적보다 높은 고도까지 치솟게 하고 사거리는 650㎞로 줄이는 시험을 한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 후방지역에 배치된 노동미사일을 이처럼 높은 고도로 발사하면 남한지역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발사된 노동미사일은 하강단계 최고속도가 음속의 7배(마하 7) 이상으로 우리 군과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PAC)-2, 혹은 PAC-3 체계로는 요격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 사드 배치 문제 미측 제안 없어
사드 체계는 트럭에 탑재되는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항공 수송이 가능한 탐지레이더(AN/TPT-2), 커뮤니케이션 및 데이터관리 역할을 하는 화력통제 시스템 등 4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미국 정부는 현재 6개 사드 포대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이중 3개 포대는 미 본토에, 1개 포대는 괌에 각각 배치했다.

나머지 2개 포대를 해외 주둔 미군에 배치할 목적으로 적절한 지역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개 사드 포대는 최대 72발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된다.

탐지레이더인 AN/TPY-2는 탐지거리가 2천㎞에 달하는 전방기지모드(Forward-based Mode)와 탐지거리 1천㎞ 미만인 종말기지모드(Terminal-Based Mode)로 나뉜다.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 예산으로 주한미군 보호를 위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중국 측은 탐지거리가 긴 전방기지모드 AN/TPY-2 레이더가 평택 미군기지 등에 배치돼 자국의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미측이 보유하게 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측이 아직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다"며 "미측의 제안이 오기 전까지 우리 정부는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3NO)는 입장을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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