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세 당초 전망에 못 미쳐 기준금리 내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경기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하된 기준금리는 "실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다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는 더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은은 5조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사상 최저인 1.75%로 내린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는 최근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 성장세가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 상승률도 더 낮아질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적이 있지만 추가인하를 통해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전에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고 이번에 0.25% 포인트 내렸기 때문에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다만, 은행을 통해 중소기업에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는 조만간 더 늘릴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세부 프로그램을 마무리 (작업)하는 중"이라며 "작년에 3조원 늘린 바 있는데 이번에는 3조원 이상 늘리고 지원 대상을 정밀하게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15조원인 한도를 20조원으로 5조원 가량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계부채 부담 증대 우려에 대해서는 "가계부채는 금리인하에 기인했다기보다 우리 경제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기관끼리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라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서 각별히 유의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과 '환율전쟁'에 대해서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며 "다른 금통위원들도 저와 같은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디플레는 모든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인데 현재 저물가는 상당 부분 공급 측면에 기인한다"며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을 상실하면 디플레 우려를 배제할 수 없겠지만 지금의 우려는 경계하라는 목소리 정도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중앙은행도 근린궁핍화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그 표현은 안 쓴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가 충분한 사전 신호없이 이뤄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성장이 전망 경로 이탈하면 통화정책적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일부 해명성 발언을 내놓고서 "의사록 공개가 늦어져 시그널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소통 원활화 차원에서 필요하면 의사록 공개 시점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서 2명의 금통위원은 금리를 동결하자는 소수의견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박초롱 기자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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