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프레임 역풍맞을 것"…김진태 고발도 검토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여권에서 펼치는 대대적 안보공세에 맞불을 놨다.

특히 이번 사건이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주장으로 이어지는 데 강한 경계심을 나타내며 신중론을 폈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사 피습 사건과 사드 도입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사드 도입은 철저히 국익 차원에서 신중히 결정할 일이며 미국에 대한 미안함으로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드 도입은 동북아에 긴장을 조성하고 군비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섣부른 공론화에 반대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주한 미 대사의 피습사건으로 한미동맹이 더 단단해진다고 주장하면서 사드배치라는 엉뚱한 해법을 제시하는 집권여당의 조급함이 우려스럽다"며 냉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공개 회의석상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일각에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사드를 도입해 한미동맹을 강화하자고 하는데 피습과 사드의 연계는 정치적 남용"이라고 말했다.

당 안보특별위원장인 백군기 의원도 "국방부가 사드 도입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정치권이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한미동맹뿐이 아니다.

한중관계도, 여야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가야 하고, 그 길을 위해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고 일침을 놨다.

새누리당 일각의 사드 배치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배경에는 4·29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안보 이슈를 선점하고 '종북' 프레임을 가동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볼 수 있다.

유은혜 대변인이 "새누리당이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 이후 이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사드 도입, '안기부 부활법'인 대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이고 종북타령에 몰두하는 것은 안보장사로 선거에서 재미를 좀 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문재인 대표 취임 후 상승일로를 달리던 당 지지율이 전날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28.1%로 4주 만에 20%대로 하락한 사실도 당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드 도입론 외에 새누리당의 각종 종북 공세를 겨냥한 반격도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회의에서 지난 대선 이후 정부·여당의 공안이슈 조성 사례를 열거하면서 "김기종 사건에서도 종북 프레임을 걸고 있는데 이제 종북 프레임은 지긋지긋하다"며 "이번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적 종북 프레임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언론인터뷰에서 '야당에는 불순한 종북세력까지 뒤섞여있다'고 했다"면서 "불순한 종북세력이 누구인지 반드시 이름을 거명할 것을 요청하며, 그렇지 않다면 김 의원을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형섭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