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이후 두차례 실패…가까스로 인준안 통과
인사청문회 개선 주장도 나와…靑 인사검증 강화론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여권은 정홍원 총리 이후 3차례 시도 만에 총리 인준에 '턱걸이'로 성공했다.

정 총리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한 지 약 10개월, 후임으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잇따라 낙마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유임이 결정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인준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한 차례 연기되는 진통을 겪은 끝에 열린 이날 본회의에선 여야 의원 281명이 표결에 참여, 이 가운데 148명(52.7%)이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

본회의장의 여당 의원 155명 중에서도 최소 7명이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에 찬성하지 않은 셈이다.

7명의 표심만 더 '반대편'으로 움직였다면 상황이 어찌됐을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결과다.

여권에선 일찌감치 차기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무난히 넘을 '안전한 카드'로 여겨졌다.

이 후보자가 충남도지사, 3선 의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행정 경험과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현역 정치인 출신에 비교적 관대한 인사청문회 문화가 반영된 탓이다.

그러나 막상 이 후보자의 지명 이후 인사청문회까지 벌어진 언론과 야당의 검증에서 부동산, 병역, 교수 임용, 논문 등 청문회 '단골 메뉴'에 대한 각종 의혹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가 언론사를 회유하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이 공개되자 야당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낙마의 악몽'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마저 나왔다.

인사청문회의 여당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이날 표결을 앞두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3차례의 총리 후보자 지명이 있었다.

또다시 낙마하고 총리 유임 체제를 지속하는 것은 국민께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찬성 투표를 '읍소'할 정도였다.

여당으로선 결과적으로 총리 인준에 성공함으로써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현역 의원 출신 각료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가 없었다는 '의원 불사(不死)' 관행이 이번 인준 표결에서 깨질 뻔 했다가 명맥이 가까스로 이어졌다.

다만,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해 뒷맛이 개운치 않은 데다, 이 후보자 스스로 '국정의 동반자'라고 지칭했던 야당이 일제히 반대표를 던지면서 큰 상처를 입고 출발하게 됐다.

각료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칠 때마다 이처럼 산통(産痛)이 거듭되는 측면에서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 후보를 선정할 때 좀더 철저한 스크린 작업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숱한 각료 후보들이 인사청문회를 완주하지 못했고, 집권 초기부터 '인사 참사'라는 비난을 받은 박근혜 정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용준 초대 총리 후보자가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낙마한 것을 시작으로 1기 내각 때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중도 하차했고, 2기 내각 때는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의 심각한 결격 사유가 발견되는 경우는 논외로 하더라도, 먼 친척과 지인의 사생활까지 먼지 털듯 뒤져 낱낱이 공개하는 게 공직 후보자 검증에 바람직한 방식인지에 대해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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