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권영세·현경대 거론속 '한덕수 카드' 부상
이완구 총리인준시 17일 각의서 제청받아 개각단행할듯


박근혜 대통령이 설연휴(18일) 이전인 금주초 부분개각과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오는 16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문건파동' 이후 진행돼온 정부와 청와대의 인적쇄신 등 여권진용 정비를 서둘러 마무리짓고 집권 3년차 국정과제 추진에 매진한다는 복안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청와대가 신임 총리 제청을 받아 개각을 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박 대통령은 이 총리 후보자가 인준되면 회동을 거쳐 설연휴 하루 전날인 17일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인준안 처리되면 신임 총리 자격으로 17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총리 제청을 받아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상황 판단에 따라 16일 인준안이 처리되면 곧바로 인사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가 개각은 '소폭'이라는 점을 수차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발표의 핵심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와 후임에 모아지고 있다.

어떤 유형의 인사를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에 중용하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이 현재의 국정스타일을 고수할지, 국정스타일의 획기적인 변화를 꾀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장관과 3선 국회의원 등을 지낸 김 실장은 국정장악력과 충성심이 뛰어나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와 권력기반을 튼튼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박 대통령에게 줄곧 따라다닌 '불통'의 진원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받았다.

이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충분히 감안한 과감한 인적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 국정지지도의 회복과 경제살리기 및 구조개혁 등 집권 3년차 국정과제의 완수를 위해서는 비서실장 인선을 통해 위기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건의가 박 대통령에게 많이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 기에 지난달 23일 총리 교체를 발표하면서 '이완구 카드'를 승부수로 띄웠으나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인적쇄신의 효과가 반감함에 따라 박 대통령이 여론과 집권 3년차 정치지형 등을 고려해 청와대 후속개편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서실장 인선의 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여권인사들은 후임 비서실장에 대해 "박 대통령이 복수의 인사를 놓고 마지막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최종 낙점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완구 후보자의 인준여부의 결과가 나온 뒤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인사가 권영세 주중대사다.

권 대사는 이날 발표된 외교부 정기공관장 인사에서 교체가 확정됐고,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 대사는 2012년 대선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개국공신' 중 한명이다.

3선 국회의원 출신에다 56세로 상대적으로 젊은 그를 발탁할 경우 '세대교체'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인데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 때문에 '측근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야당이 당장 '권영세 비서실장 불가' 방침을 밝힌 것도 부담이다.

권 대사 본인은 내년 4월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 4선에 도전할 뜻을 주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의원 출신인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도 복수의 압축된 후보군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청소통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민자당 원내총무 등을 지낸 경륜이 강점이다.

다만 박 대통령의 원로 지지모임인 '7인회' 멤버로 2007년 대선 경선시 박근혜 캠프 고문을 맡았고,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내는 등 친박색이 너무 짙다는 평가와 76세 고령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이와 함께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통합형 콘셉트의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 회장은 최근 무역협회장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무엇보다 호남 출신에다 참여정부 시절 재경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화합형 후보로 거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같은 이유에서 호남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의 비서실장 기용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김진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등 친박계 중량급 인사들도 소통과 관록 등이 부각돼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황교안 법무장관의 발탁설도 꾸준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특보단 신설 여부는 다소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무특보단의 신설이 오히려 당청간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며 청와대 측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개각과 관련해서는 공석인 해수부 장관에는 해양변호사 출신인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의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을 교체할 경우 후보로는 권영세 주중대사와 더불어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정윤섭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