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둘러싸고 전·현 정권이 충돌하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언급된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와 남북관계 비사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와 관련,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며 "돌이켜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불과 4∼5년 전 이뤄진 남북간 비밀접촉의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북한이 다양한 채널로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 거액의 현금과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자 청와대는 MB 회고록의 내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반론을 폈다.

이날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 세종시 추진이 2007년 대선공약이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도 세종시 공약 이행을 약속하면서 박 대통령의 유세 지원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세종시 문제가 정치공학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는 것은 과연 우리나라나 당의 단합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남북문제, 남북대화를 비롯해 외교문제가 민감한데 세세하게 (비사가) 나오는 것이 외교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이 언론에서 많이 있고, 저도 우려된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 남북통일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추진중인 와중에서 북한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는 민감한 남북접촉 관련정보가 노출된데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가 이처럼 MB 회고록의 내용을 문제삼고 나선 것은 최근의 정국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 정치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여권내 친박-친이간 계파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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