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감시정찰 로봇' 이르면 연말 전방 투입…해군, 무인전투함 개발 착수
국방부는 올해부터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법 등을 국방에 융합하는 개념인 ‘창조국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의 위협 속에 주변국의 군사적 능력이 향상되는 데 비해 현역으로 징집할 수 있는 청년은 올해 33만1000명에서 2023년 22만50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재래전 개념으로는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미래지향적 국방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5월부터 병사 대신 감시정찰업무를 맡게 될 ‘초견로봇’과 기지 주변으로 접근하는 적을 탐지하는 ‘기지방호로봇’ 시범사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로봇 팔 위에 적외선탐지장치와 영상카메라 등을 달아 적진을 살펴보는 초견로봇의 효과가 입증되면 이르면 올해 말 일부 전방 부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레이더와 감시장비, 대공무기 등을 장착한 기지방호로봇은 연말까지 공군 20전투비행단에 시제기 1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전투 등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될 무인수상정(전투함) 개발도 시작됐다. 올해 20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쓴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병사에게 최고 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병사 상해보험제도가 도입된다. 민간 보험사와 2월 중 계약을 맺어 3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군 복지기금에서 42억원의 보험료 전액을 부담한다. 자살자는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방부는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핵과 장사정포 등 대량살상무기를 제압할 수 있는 정밀유도 및 고에너지 무기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군보다 ‘도약적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역(逆)비대칭전력’을 획득한다는 계획이지만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언제 전력화될지 예상하기 힘들다. 이런 신무기로 레이저빔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탄, 전자기파(EMP)탄 등이 거론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전략·비닉(秘匿)무기를 연구하고 있으며 단거리 레이저빔과 EMP탄에선 일부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육·해·공에 이어 우주,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5차원의 미래전을 겨냥, 민·군 공동연구를 통해 ‘어떻게 전투할지’에 관한 개념을 창조하기로 했다. 시가지 전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시지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건물을 감시하고 투시하는 무기와 비살상 무기도 개발하기로 했다. ‘로보캅’과 비슷한 미래 전투병사체계와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초소형 무인 비행체 개발 속도도 높이기로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