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각·여유·미소…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심각·여유·미소…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관심사였던 내각 개편 문제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 당·청 간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초 개각 여부에 대해선 “해양수산부라든가 꼭 개각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해서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우는 ‘원포인트 개각’ 정도로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기자회견 내내 집권 3년차에는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만큼 당분간 개각으로 분위기를 흩트리지 않겠다는 의중을 함께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참모는 “연초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개각을 당분간 안 하겠다는 것이지 여건이 바뀌면 언제라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연두 기자회견 때 ‘개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해놓고 몇 달 뒤 중폭 수준의 개각을 하지 않았느냐”며 “내각의 절반가량이 집권 초기 이후 바뀌지 않아 피로도 문제가 있는 만큼 3년차 국정 목표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개각 이슈는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과의 소통을 위해 장관 ‘대면(對面)보고’를 늘릴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지금은 전화도 있고, 이메일도 있고 해서 대면보고보다는 전화 한 통으로 빨리빨리 해야 할 때가 있다”며 “필요하면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는데, 대면보고가 중요하다면 더 늘려가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관들이) 대면보고로 의논했으면 좋겠다고 하면 제가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도 듣고 그런다”고 했다.

‘책임장관제’ 취지에 맞게 부처 소관 인사권을 장관에게 위임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장관들은 법률이 정한 대로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장관이 추천하는 인사가 중간에 뒤바뀌기도 한다”는 지적과 관련, 박 대통령은 “적격성 검증에서 문제가 되면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부처 국장급 인사까지 청와대가 들여다보는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고위 공무원의 적격성 검증에만 관심이 있지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실질적인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당·청 소통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당은 국정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더 긴밀하게 협력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 몇 명과 비공개 만찬을 한 것에 대해선 “지금도 자꾸 친박이니 그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걸 언제 떼어내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때 그분들이 ‘한번 식사를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우연히 작년 12월19일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