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골서도 안받는 '북한 돈'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접경지역은 물론 내륙 주민들의 실생활에서도 북한 화폐가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이 만난 중국 옌지의 대북사업가와 단둥·훈춘 현지 소식통들의 일치된 전언이었다.

중국 접경지역 상인들은 북한 돈을 받지 않은 지 오래됐다. 북한이 2009년 11월 구권과 신권을 100 대 1로 교환하는 화폐개혁을 갑작스럽게 시행하자 물품을 건네고 북한 돈을 받았던 사업가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접경지역 전역이 깊은 배신감에 휩싸였다. 옌지 중심가 은행 옆에 삼삼오오 모여있던 조선족 환전상은 “북한 돈을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을 코웃음 한방으로 일축했다. 위안화나 달러, 유로화만 거래하는 것이다.

취재팀이 이번에 확인한 것은 북한 내 장마당(시장) 등 주민 상거래에서도 북한 화폐가 배제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두부 한 모를 팔아도 99% 위안화로 받으려 한다는 것. 가치 보호 수단뿐 아니라 유통 수단으로서도 북한 화폐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북한 원화 환율은 화폐개혁 직전의 두 배인 달러당 8000원대로 급등(북한 원화 가치 하락)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정한 환율 100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격차다.

선양·단둥·옌지·훈춘=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