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봉쇄 이후 연간 수억달러의 외화벌이가 ‘펑크’나자 북한 당국은 5만명 이상의 젊은 근로인력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은 중국 옌지와 단둥의 공장과 식당, 훈춘의 건설현장 등에서 수천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하루평균 12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중국 근로자보다 훨씬 적은 월 2000~4000위안(한국돈 약 37만~74만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금액의 80% 이상을 당국에 바치고 손에 쥐는 돈은 200~800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들을 고용한 중국 사업주의 얘기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변변한 취업 및 장사 기회를 얻지 못한 많은 젊은이가 앞다퉈 해외 근무를 자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과 행정부 관리 등에 수백달러의 뇌물을 쓰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의 파견 기간에 받는 월급과 별도의 부업 및 보따리 무역 등으로 모은 돈을 합치면 북한 국영기업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는 연간 12억~2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지난해 무역적자(7억2000만달러)를 메우고도 남는다.

■ 특별취재팀

선양·단둥·옌지·훈춘=조일훈 경제부장/김병언 차장(영상정보부)/김태완 차장(국제부)/김유미(경제부)/전예진(정치부) 기자/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단둥·옌지·훈춘=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