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9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만난 뒤 ‘개헌 발언은 없었다’던 공식 발표를 2시간 만에 번복했다.

주호영 새누리당·백재현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회동에 대한 공식 발표에서 ‘개헌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2시간 뒤 기자들을 만나 회동에서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개헌 논의가 경제의 블랙홀이라는 대통령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위원장은 “대통령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면 여야 모두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개헌 논의는 사실상 힘들어진다”고 개헌 문제 공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하면서 미소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장이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웃으면서 “그러시냐”며 받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늘 개헌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해 달라고 요청해 공식 발표에는 (개헌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상하이발 개헌 발언’과 관련, “거, 김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그건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김 대표가) 그냥 이야기한 것뿐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입을 가리고 파안대소했다고 문 비대위원장이 기자들에게 회담 뒷얘기를 소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