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파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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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1일 탈북자단체의 전날 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남북이 합의한 제2차 고위급접촉이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삐라살포 망동의 조종자는 누구인가'란 제목의 논평에서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는 "우리에 대한 용납 못 할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 총정치국장 일행의 인천 방문으로 모처럼 마련되고 있는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가로막아보려는 단말마적 발악"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통신은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남북 간 총격전이 발생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사태는 삐라살포 광란이 불과 불이 오가는 열전으로 번져갈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논평은 "미국의 조종과 남조선 당국의 무책임하고 도전적인 처사로 북남관계가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특히 북남 사이에 예정된 제2차 고위급접촉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밝혀 이달 말부터 내달 초로 예정된 2차 고위급접촉이 무산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대화를 바란다면 마땅히 우리의 경종을 심중히 받아들이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남측은) 삐라살포 놀음을 제지시키기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묵인·두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삐라살포 망동의 조종자, 주범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라며 "우리에 대한 심리전으로 감행된 삐라살포 놀음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논평은 "앞으로 북남관계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강조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다.

앞서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은 이날 오전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벌어진 남북 간 총격전을 직접 언급하며 제2차 고위급접촉이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