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차 합의안 수용 또는 무조건 등원"…野회담제의에 "적반하장"
野 "1일 정상화 목표로 대표 회담" 역제의…의총은 안열어


지난주 '9분짜리 국회 본회의' 파행 이후 여당이 30일까지 한시적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정국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여야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닥난 상태여서 극적인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여야가 각기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앞으로 정기국회 일정을 포함한 정국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불참 속에 열린 지난 26일 본회의를 정의화 국회의장이 곧장 산회시키고 30일 본회의로 안건 처리를 미루자 그 때까지 모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을 수용하거나 30일 본회의에 야당이 조건 없이 들어와 안건 처리에 협조해야만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오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이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30일 본회의에서 계류 법안 91건과 국감 실시 관련 안건을 단독 처리한다는 방침이 현재까지는 확고하다.

이에 따라 주말과 휴일동안 여야 협상은 완전히 중단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도 당장 기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여 국회 파행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히려 새정치연합은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등원 날짜를 정하겠다는 지난주 약속과 달리 다음 달 1일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여야 대표 회담을 하자고 역제안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달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10월1일부터는 정국이 정상화하기를 바란다"면서 "김무성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긴급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문 비대위원장의 제안에 상당히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비대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정 의장이 30일 본회의 소집을 해놓은 상태이므로 지금으로서는 야당이 30일 본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의 핵심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비대위원장의 말을 강경파가 듣겠느냐. 김 대표가 나설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장우 원내대변인도 "지난주 문 비대위원장은 30일로 본회의를 미뤄달라며 오늘 의총을 열어 끝장 토론을 하겠다고 했는데, 의총을 열 의향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는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속임수를 쓴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부정적인 여당의 기류에 대해 "(회담) 거부인 것 같다.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세월호 협상이든 뭐든 안 하겠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현재로선 여야가 극적 타결을 이루고 본회의에서 안건의 합의 처리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정 의장도 여야가 계속 합의를 보지 못하면 스스로 미뤄놓은 30일 본회의에는 안건을 상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만약 여당이 계류 안건을 단독 처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반쪽 국회'를 본격적으로 강행한다면, 야당의 강한 반발 속에 첨예한 대치 정국이 조성되면서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새해 예산안 심의 등 남은 정기국회 일정이 줄줄이 파행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송진원 김연정 기자 leslie@yna.co.krsan@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