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차 협상서 '모종의 안' 제시…향후 협상 난항 예상

일본이 최근 협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해 모종의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정부도 구체적 해법과 관련된 나름의 입장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본 입장 탐색에 머물렀던 양측의 협상이 본격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국장급 협의와 관련, "우리 입장은 이제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대외적으로 밝혀왔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나름의 입장을 만든다는 것은 그동안 밝힌 기본 입장을 구체화·정교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이는 지난 19일 일본에서 열린 4차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이 '모종의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일 모두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마련을 진행함에 따라 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5차 국장급 협의에서는 일본이 내놓은 안에 대한 우리의 평가와 이에 대한 대안을 일본 측에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이 정부 책임을 어떤 식으로든 인정하는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예산을 통한 배상 등이 책임 인정의 형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일부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민주당 정부 때인 지난 2012년 제시한 이른바 '사사에(佐佐江)안'보다 법적 책임 인정 측면에서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내놓아야 국장급 협의가 진전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사에안은 일본 총리의 사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이 지난 4차 협의 때 내놓은 '모종의 안'이 우리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져 협상이 본격화돼도 쉽게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4차 협의 결과와 관련,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간에 근본적인 시각차가 있다는 점도 협상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간 국장급 협의가 양측간 해결 방안 및 구체적인 입장을 서로 교환하는 식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온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사안의 성격상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협상이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지난한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김효정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