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등 팔아 年 수십억弗 벌어
무역부 넘어서는 권력 행사
北 비자금창고 '39호실'의 비밀

북한 최고위층의 비자금 창구인 ‘39호실’이 금 무역 및 인력 파견 사업 등을 통해 비자금을 축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39호실은 김정일이 1970년대 권력 승계를 위해 만든 뒤 수십억달러로 추정되는 ‘김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돼왔다. 39호실에서 대외 무역 책임자로 지냈던 탈북자 최근철 씨는 “39호실의 권력은 북한 내 모든 무역부를 넘어선다”며 “해외 공관의 외교관도 활동을 지원할 정도”라고 말했다.

39호실은 ‘대송그룹’이라는 회사를 통해 인삼과 보석류 판매 등 합법적인 사업을 운영한다. 최씨는 대송그룹 산하에서 금 무역을 담당하는 ‘금강무역’에서 일했다. 그에 따르면 금강무역은 무장요원을 동원해 북한 전역의 금광에서 금을 수집했다. 이 금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던 북한 금성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2003년 금성은행이 북한 무기프로그램과 관련된 불법활동에 연루됐다고 폭로했다. 금성은행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2004년 문을 닫았다. 최씨는 “1980년대 말 연간 10t에 이르던 금강무역의 금 판매량이 최근 몇 년 새 4t으로 급감했다”며 “국제사회 제재 조치로 39호실의 합법적 활동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39호실은 러시아와 중동지역 등으로 노동자와 의사 등을 파견하는 사업도 수행한다. 마이클 매든 노스코리아 리더십 워치 편집자는 “인력파견 사업으로 39호실이 벌어들이는 자금이 연 수백만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39호실이 비자금 마련을 위해선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실제로 2010년 “39호실은 마약 및 무기 밀매 위조지폐 제작 등 불법 경제활동에 연루됐다”며 39호실과 관련 있는 개인 및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를 선언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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