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2차 토론] 정책 투명성 133위·해고 비용 120위…카타르보다 낮은 경쟁력
한국의 국가경쟁력 수준이 최근 10년래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는 물론 말레이시아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책과 규제 부문이 국가경쟁력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됐다. 노동시장 효율성, 제도적 요인(규제), 인프라, 기업활동 성숙도 등의 지표가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WEF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지난해(25위)보다 한 단계 떨어진 26위를 기록했다.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1979년부터 발표돼온 세계 각국에 대한 경쟁력 측정 지표다.

한국은 이 평가에서 2004년 29위였다가 2005년 19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2년 뒤인 2007년 11위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13위, 2009년 19위를 기록했고 2011년엔 24위로 떨어졌다. 올해 평가받은 26위는 2004년 29위를 기록한 이후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WEF 국가경쟁력 평가는 △기본요인 △효율성 증진 △기업혁신 및 성숙도 등 3개 분야로 구분돼 평가되며 총 12개 지표, 114개 세부평가항목으로 쪼개진다. 114개 세부항목 중 인플레이션 항목이 물가안정에 힘입어 1위를 기록했고, 고등교육 취학률(2위), 유선전화 가입자 수(3위),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 수(5위) 등도 순위가 높았다. 반면 정책결정의 투명성 항목은 144개 국가 중 133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고 노사 협력(132위), 기업 이사회 유효성(126위), 은행건전성(122위), 정리해고 비용(120위) 등도 순위가 크게 낮았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1위)였고, 싱가포르가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작년보다 두 단계 오른 3위였고 핀란드와 독일이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