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맨 왼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맨 왼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4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한 지 나흘 만이다.

비상대책위원장에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추대됐다. 박 위원장은 내년 1~3월 치러질 전당대회 전까지 약 6개월 동안 당 조직의 쇄신과 재건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투표 없이 참석 의원들의 박수로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뒤 눈물의 수락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는 소속 의원 130명 중 104명이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MBC 기자 시절) 30여년간 한강 다리를 건너 출퇴근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뒤 마치 밤섬에 혼자 와 있는 느낌이었다”며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는데 받아들이겠다. 대신 여러 의원들께서 도와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선거 패배 이후 두 대표가 사퇴하고 나서 무거운 책임을 혼자 떠안는 데서 오는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의총에서) 박 위원장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전원이 재·보선 결과에 대해 반성하고 ‘당이 없으면 내가 없다’는 ‘무당무사(無黨無私)’ 정신으로 헌신할 것을 결의했다”며 “비대위는 외부 인사를 포함해 조속한 시일 내에 구성하고 중앙위 당무위 지역위 등 당 조직 정비와 재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내년 1~3월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1일부터 상임고문단을 비롯해 선수별로 의원들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당 비상대책위 구성 문제 등에 대한 당내 여론을 수렴했다.

박 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향 및 당 혁신 과제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