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대위 확정…당내 계파 놓고 인식차는 여전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5개월 이상 당 재건과 혁신의 주춧돌을 놓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본격 착수한다.

이날 의총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단위별 비상회의에서 모은 비대위 관련 의견들을 보고한 뒤 최종 여론수렴을 거쳐 대략적인 비대위 구성방안을 확정하는 자리다.

지금까지 1차 수렴한 당내 여론을 바탕으로 비대위 성격, 구성방식, 운영방침, 당 혁신 방향 등에 대한 밑그림을 먼저 제시하고, 추가 논의를 거쳐 조속히 비상체제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최대 관심사인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 직무대행인 박 원내대표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지도부 총사퇴로 유일하게 남은 선출직으로서 정통성과 명분을 갖고 있다는 당내 여론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독배'에 비유되는 자리지만 다수의 여론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총을 통한 마지막 의견 수렴을 거쳐 결국은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총의가 모아져야 한다"면서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비대위원장과 비대위 구성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길을 오른다.

.. 지인이 보내준 시구"라고 적어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세월호특별법과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내년 1∼3월 개최하고, 그때까지 당 재건작업을 지휘할 비대위는 당 개혁안을 직접 추진할 '혁신형' 비대위로 구성해야 한다는 데도 내부 여론이 모아졌다.

그러나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분출된 야당의 총체적 난국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내 온도차가 감지된다.

5선의 정세균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보선 패배의 원인으로 "공천 과정에서 스스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전임 지도부를 비판하면서도 "당의 책임있는 일원들은 모두 일대 혁신에 참여해야 한다.

스스로 '내탓이요'하는 문화를 만들어 당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계파정치 논란에 대해서는 "신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존재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반면 정대철 상임고문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7·30 재보선에서 정동영 천정배 상임고문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 "혹시 여기저기 계파의 부탁같은 것도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인물 중심으로 계파가 이뤄지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초·재선이 주축을 이룬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는 이날 정기모임을 갖고 앞으로의 당 개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 스스로부터 혁신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자세로 지역위원장 선출, 국회의원 공천 때마다 기준이 바뀌지 않도록 일관되게 당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는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2012년 총선 때부터 지금까지 선거 책임 소재에 직접 관여된 분들이 비대위를 끌고 가서는 미래가 없다"며 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형섭 기자 firstcircle@yna.co.kr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