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격전지 가다] '지역 일꾼'vs'큰 인물론' 수원병, 金의 '與 텃밭 사수' vs 孫의 '높은 인지도'…초박빙 승부
지난 24일 경기 수원역 앞 광장. 시내 22개 전통시장 상인 3000여명이 모여 롯데쇼핑몰 역사 내 입점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 수원역 인근 수원병(팔달) 지역구에 출마한 김용남, 손학규 등 여야 후보들도 나란히 참석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 후보는 “지금의 롯데쇼핑몰 입점 허가를 내준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현직 시장”이라며 “롯데 측으로부터 최대한 피해 보상금을 받아내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의 손 후보는 “이 상태로는 절대 영업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고 염태영 시장의 약속을 받았다”면서 “주차장, 화장실, 도로 개선 등은 누구나 하는 얘기지만 경기지사와 당 대표까지 지낸 제가 국회로 돌아가야 전통시장을 확실히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수원병은 지난 20년간 새누리당의 아성이었다. 6·4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된 남경필 지사가 이곳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지역 일꾼론’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수원중·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수원지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었다. 18대 대선에서는 당시 박근혜 후보의 수원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기자에게 “상대인 손 후보의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19대 국회의 잔여 임기인 1년8개월이 끝나면 수원에 다시 나오지 않을 것임을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지사, 민주당 대표, 대선 후보 등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큰인물론’을 펴고 있다. 경기도청이 있는 팔달구에서 경기지사 임기 4년을 보낸 만큼 낯선 환경도 아니다. 특히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손 후보는 “팔달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로 생각하고 끝까지 이곳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판세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중앙일보가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는 37.5%의 지지율을 얻어 김 후보(34.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비슷한 시기 KBS 여론조사(22~23일)에서는 오히려 김 후보(42.9%)가 손 후보(38.8%)를 근소한 차로 제쳤다.

현지 주민들도 양측으로 갈려 있다. 인계동에 거주하는 이찬영 씨(58)는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희생자를 의사자로 지정하자고 요구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우만주공 아파트에 사는 이갑성 씨(66)는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은 그래도 이름 석자 들어본 사람한테 손이 가게 마련”이라고 했다.

수원=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