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친박(친박근혜)계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부총리 2개 자리는 모두 친박 중진 의원으로 채워지게 됐다. 박 대통령은 앞서 최경환 의원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

◆또 정치인 부총리 기용

박 대통령이 지명 철회한 김명수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 교육 전문가가 아닌 친박계 5선 국회의원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고른 것은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와 함께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2기 내각은 본격적으로 국정과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없다”며 “정치력을 가진 다선 의원이 내각에 들어와 정부 정책에 힘을 불어넣고 각종 현안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최측근이자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최 의원과 황 의원에게 각각 경제 분야와 비경제 분야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 보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후보자의 대타를 급하게 찾은 데 따른 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고려된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김 전 후보자를 지명철회하기로 결심한 이후 시간상 물리적으로 후임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문회 통과가 급선무인 만큼 5선 의원으로 여야 동료 의원들에게 평가가 우호적인 황 의원을 지명한 것 같다”고 했다.

◆‘어당팔’ 내각에서도 힘 발휘하나

황 후보자는 15대 총선 때 여의도에 입성했고, 이후 내리 5선에 성공했다.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것은 2012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다. 이후 박 대통령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오르자 함께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친박계로 분류됐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다음에는 친박계의 지원 아래 당 대표에 올랐다. 최근 국회 의장에 도전했지만 정의화 의장에게 밀려 실패했다.

정치권에서는 ‘어당팔’(어리숙해 보이지만 당수가 8단)로 불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겉으로는 온화해보이지만, 일을 할 때는 치밀하게 하고 정치 내공도 만만치 않다”며 “부총리 역할을 수행할 때도 어당팔의 내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황 후보자가 새누리당 대표를 지낼 때 청와대와 각을 세운 점이 없기 때문에 ‘책임부총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2기 내각에서도 청와대가 국정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황우여 후보자는

△인천(67) △제물포고, 서울대 법대 △사시 10회,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5선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 대표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