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는 사실상 포기…이준석 "임명권자 눈치만 보면 안돼"

새누리당이 위증 논란과 인사청문회 정회 도중 음주로 야당의 거센 사퇴 요구를 받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내부 입장정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방침이지만, 입법부 다수당으로서 책임도 있는 만큼 국무위원으로서 정 후보자의 적절성 여부를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논문 표절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 휘말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미 '보호막'을 거둬들인 상태다.

따라서 사실상 낙마할 후보자가 1명이냐 2명이냐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 후보자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따질 결정적인 기준은 아파트 실거주 의혹에 대한 위증 논란의 사실 여부라고 한다.

정 후보자가 뒤늦게 일원동 기자 아파트에 최소 8개월 이상 거주했다고 밝힌 만큼, 이 해명이 거짓이라면 낙마를 받아들여야겠지만, 아니라면 임명권자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14일 "청와대도 당과 크게 다른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정회 시간에 '폭탄주'를 마셨다는 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 당시 청문회가 파행하면서 정회가 아닌 '산회'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종 임명은 임명권자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며 "논란이 된 후보자의 적격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정 후보자의 위증 논란과 음주 문제에 대해 "그런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조금 걱정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김명수 후보자, 정성근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청와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정 후보자에 대한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 이준석 위원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일부 후보자 같은 경우 답변 과정에서 '정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임명권자의 눈치만 보고 있을 것이라면 청문회는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임명권자가 임명을 철회하든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든지 두 가지만 있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맞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김연정 기자 leslie@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