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상공회의소 회장단 만나 >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오른쪽 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朴대통령, 상공회의소 회장단 만나 >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오른쪽 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에 대해 발표 전날 오후 최종적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전격적인 결정이었다는 후문이다.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5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는 대변인을 통해 후임 총리 인선 기준으로 개혁성과 여론 검증, 청문회 통과 등을 제시하는 등 후임자 찾기를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막판에 유임시키기로 방향을 튼 가장 큰 이유는 국정 공백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후임 총리 후보자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공백 더이상 방치 못해”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정 총리의 유임을 전하면서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청문회 추진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로 인해 국정 공백과 국론 분열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대통령께서는 이런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고,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낙마하는 사태가 연속 벌어진 상황에서 이 과정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를 검증해 발표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하는 데 약 1개월이 걸린다”며 “한국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 부재 때문에 경제 활성화와 국가 안전시스템 재정비,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가 표류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국정 공백 상태를 여기서 끝내고 이제부터는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朴 “경제 활성화에 속도낼 것”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반기부터는 체감경기를 살려내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 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제조업 부활’이라는 슬로건도 새롭게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제조업은 지난 40여년간 우리 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지만 최근 현장 인력이 고령화되고 생산비가 계속 올라가는 한편 생산성은 답보 상태”라며 “우리 제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공업 중심의 수입대체형 전략이 ‘제조업 1.0’이고 조립·장치산업 위주의 추격형 전략이 ‘제조업 2.0’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융합형 신제조업을 향한 ‘제조업 혁신 3.0’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의 융합 △서비스업 및 소재산업 경쟁력 확보 △인력·입지·기술개발(R&D) 등 제조업 기반 업그레이드 등을 강조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경제5단체장과 별도로 만나 내수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너도나도 손사래

정 총리 유임 배경에는 후임으로 검토된 인물이 모두 고사해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윤 수석은 “좋은 분은 많지만 고사한 분도 있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박 대통령의 사의 반려 결정을 여러 차례 고사하다 수용했다.

박 대통령은 정 총리에게 “사명감을 갖고 계속 헌신해달라”고 당부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정 총리 체제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