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조부 문남규 선생이 일제시대 독립활동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은 독립유공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남규 선생은 3·1운동 이후 설립된 대한독립단의 대원으로 활동하다 1921년 평북 삭주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전사했다는 것이다. 보훈처는 문 후보자의 조부와 한자 이름이 동일하고 원적지, 후보자 부친의 증언 등으로 미뤄 문 후보자의 조부와 문남규 선생이 일치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물론 문 후보자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과 총리후보자 청문회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 그러나 문 후보자에 대해 근거없는 친일공세가 있었기에 그의 조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로 KBS의 악의적 편집이었다. 문 후보자에 대한 친일딱지는 그렇게 조작됐다. 상식을 갖춘 국민이라면 이런 조작방송을 다른 곳도 아닌 KBS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내보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게 될 것이다. 광우병 선동으로 큰 불명예를 안았던 MBC가 강연 내용을 무삭제로 방영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친일 딱지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문 후보자가 최소한 청문회장에는 서야 한다는 요구들이 강하게 제기되는 데서 그나마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엿볼 수 있다. 엊그제 학계와 언론계 종교계 문화계 인사 482명이 성명을 통해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의 성명서를 낸 것도 마찬가지다.

문창극 후보자의 진정성과 애국심, 총리로서의 자질은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의 반론을 펼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 상태라면 한국 민주주의는 다만 대중 정서라는 쏠림 현상에 일격을 맞아 침몰하는 배와 다를 것이 없다. 청문회는 생중계되고 표결을 통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런 조건에서 선입견 없이 문 후보자의 국가관과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 문제는 청문회에 나서는 의원들이다. 뇌물과 부정부패에 연루돼 감옥까지 들락거렸던 의원이 많다고 한다. 누가 누구를 청문하는지 모를 정도다. 실로 모순이다. 국민들도 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