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상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운전기사가 차 안에 있던 2000만원을 불법 자금이라며 검찰에 신고한 사건이 발생하자 여의도 정치권에 또다시 ‘운전기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과거 운전기사 문제로 곤욕을 치른 정치인은 적지 않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공천 헌금’ 사건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현영희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현 전 의원의 운전기사인 정모씨는 이 사건을 제보한 핵심 증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에게 사상 최고액인 3억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았던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도 운전기사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홍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H사 대표의 전 운전기사 고모씨가 선관위에 제보하면서 담배상자에 돈이 들어 있는 모습, 홍 전 의원 사무실 전경, 소고기 선물세트 및 운송장 사진 등을 함께 제출한 것.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의 사건에서도 운전기사의 제보와 역할이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