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담장으로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에미리츠팰리스호텔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함께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회담장으로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에미리츠팰리스호텔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함께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한국형 원자로인 바라카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하고 실권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회담하는 등 ‘원포인트 원전외교’를 했다.

박 대통령은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에서 열린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본 뒤 원자로 벽면에 ‘바라카에서 시작된 협력의 불꽃이 양국의 미래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 대통령은 이어 현장을 둘러보고 건설 현황을 들은 뒤 공사 관계자를 격려했다. 바라카 원전 1호기는 처음으로 해외에 설치되는 한국형 원자로다. 4호기까지 건설되는 이 원전사업은 2009년 18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원전 플랜트 프로젝트다.

한·UAE 양국은 또 설치 행사를 계기로 원전 분야 인력 양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세 건을 체결했다. MOU에는 UAE 원자력공사가 매년 한국 대졸자 50여명을 직접 채용하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가 2030년까지 운영·정비인력을 1500명 규모로 UAE에 파견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대통령은 이어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오찬 겸 회담에서 원자로 준공 이후 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유전개발 생산권 등 에너지 이슈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UAE와 60년간 200억달러 규모의 운영사업 계약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는데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하는 게 이번 방문 목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특별했던 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많은 고귀한 생명들을 잃은 것에 대해 UAE 정부를 대신해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위로의 뜻을 전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바라카의 뜻이 축복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런 원전 사업이 우리 두 나라 우정에 축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이후 UAE 한국군 파병부대인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격려했다. 아크부대는 2011년 1월 UAE에 파병된 부대다. 박 대통령이 해외에서 파병 장병을 격려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장병 격려 행사 이후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박 대통령이 전날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을 때 루브나 알 카시미 국제협력개발부 장관이 영접했는데, 카시미 장관은 아랍지역 최초의 여성 장관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