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벽 못넘은 기초연금…金·安 리더십 '흔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일 기초연금 논란을 매듭짓기 위한 마지막 의원총회에서도 끝내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앞서 지도부는 새누리당과 합의한 기초연금 절충안을 놓고 소속의원 130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63 대 44로 더 많은 찬성 의견을 받아냈지만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절충안과 기존 새정치연합 안을 동시에 올려 표결하자는 제3의 제안이 나와 당 지도부가 추가적으로 전체 의원의 의사를 일일이 확인하기로 했다.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극적 통과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지난달 28일과 1일 등 이틀간의 의원총회와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해 지도부의 허약한 리더십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0시께 시작한 의총은 두 차례의 정회 소동 끝에 9시간여 만인 오후 7시께 마쳤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한발짝 가는 게 옳다 하더라도 일단 반발짝이라도 가고 나머지를 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자”며 절충안 수용을 호소했다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강기정·김기식 의원 등 당내 강경파는 “국민연금 연계는 절대 안 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사무총장이 “우리 당은 개판오분전, 십인십색”이라고 언성을 높이자,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우리가 개란 말이냐”고 소리를 지르는 험악한 광경도 연출됐다. 의총 참석자가 과반(65명)에 못 미치는 바람에 오후 회의를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속개하고, 표결 카드를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심지어 회의 막판에는 상당수 의원이 나가버려 20, 30명만 자리를 지켰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새정치연합의 당론과 새누리당과의 절충안을 함께 올려 기초연금에 합의해 주는 모양새를 피하자는 수정안까지 내놨지만 강경파 설득에는 실패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의총에) 많은 의원이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 공동대표가 2일 오전까지 다시 한번 전체 의원의 의사를 확인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 의견수렴이라는 명분으로 의원들을 상대로 휴대폰 투표를 실시하기로 해 지도부의 지도력이 도마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당론은 국민연금과의 연계 없이 소득 하위 80%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이다. 절충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되 가입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명은 무조건 최고 액수(20만원)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