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홍원 총리 사퇴 소식을 접한 각 부처 장관들도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내각 수장인 정 총리가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각 부처에 따르면 정 총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본인은 물론 다른 부처 장관들의 거취 문제도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때문에 대부분 장관들은 정 총리 사퇴 소식을 기자회견을 통해 접하고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허둥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사퇴로 그동안 수시로 사퇴 요구에 시달렸던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번 사고 수습을 책임지는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들을 포함해 각 부처 장관 중에 거취 표명을 한 장관은 한 명도 없다.

현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고 강 장관 역시 서울청사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사무실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보고받았다. 이 장관은 진도 사고 현장에 머물렀고, 서 장관은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간부들과 단원고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해당 부처 간부들에 따르면 “분위기는 무거웠다”고 한다.

다만 세월호 사고 수습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가 당장 내각 총사퇴나 장관들의 연쇄 사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총리가 사퇴 표명을 하면서 내각 총사퇴를 거론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내각 총사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용석/김주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