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북한으로 소환된 일부 무역상이 외상 거래금을 갚지 않아 중국 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17일 “장성택이 싼값에 지하자원을 넘겼다고 지목받은 중국의 J그룹은 장성택 계열의 승리무역에서 받지 못한 돈이 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승리무역은 북한 행정부 소속 무역회사로 장성택 처형 후 모든 직원이 북한으로 소환돼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북한은 또 북·중 접경지대에 있는 모든 세관에서 일제히 통관 검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국산 제품의 반입이 사실상 중단되고 북한의 장마당(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의 모든 세관이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월 초부터 일제히 통관 검사를 강화했다”며 “그 상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세관 검열 강화가 이렇게 전면적이고 장기간 지속된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북·중 간 교역에서 통관 검사가 강화될 때는 보통 한두 곳의 세관에서 1주일 정도 지속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북한은 또 국경 근처에 사는 주민의 이탈을 막기 위해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이들의 주거지를 아예 국경지대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일부 소규모 마을이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단둥=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