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일 외교부에서 만난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오른쪽)과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국장.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일 외교부에서 만난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오른쪽)과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국장. 연합뉴스
한·일 양국은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를 개최했다. 양국의 외교 실무자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의제로 협의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측에서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일본 측에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일본 측은 모두발언 공개, 사진 촬영 등을 일절 거부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양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과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과, 피해 보상 등을 논의하고 만찬을 같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첫 만남인 만큼 양국의 기본 입장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한 달 주기로 협의를 정례화하고 다음달 일본에서 2차 국장급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은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공식 사과했으며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정부 차원의 보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측은 이와 별도로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배상 등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의가 악화된 한·일 관계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협의가 잘 이뤄져 서로 신뢰가 쌓이면 다른 부분도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 협의에서도 기존 입장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이 의견차를 좁히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