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또다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데 이어 이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재발시 강력하게 문책하겠다는 발언에 비춰볼 때 당분간 남재준 국정원장을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지난해 9월 기초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에 관해 사과한 이후 약 7개월 만으로 취임 이후 네 번째다.

남 원장도 이날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증거 조작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3분가량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으며 별도의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 야권은 국정원이 2차장을 교체하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하는 게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