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상공 남하한 듯…DMZ서 130여㎞ 지점서 추락

강원도 삼척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지역에서 동해안 상공을 따라 서서히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주 무인기는 서부전선 상공을 관통해 남쪽으로 이동했고, 백령도 무인기는 서해 상공을 비행하면서 서북도서를 정찰한 것과 비교된다.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해안가로 비행했다는 것은 우리 군의 해안감시망을 정찰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신고자 이모(53)씨는 무인기 카메라(캐논)에 들어 있던 촬영사진 저장용 메모리칩에 삼척 하장면 숙암리의 '광동호' 해안가 모습 등 풍경 사진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무인기가 동해안을 비행하며 해안가를 주로 찍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진술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중앙합동조사 요원들이 이 무인기 카메라의 메모리칩을 입수해 촬영된 사진을 복구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이 무인기의 비행 목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고자 이씨는 삼척에 추락한 무인기에 달린 카메라를 추락 현장에서 주웠으나 물이 들어가 사용할 수 없어 폐기했고 이 카메라 속의 메모리칩도 지우고 개인 촬영에 이용한 것으로 진술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소행이 유력한 만큼 경북 울진의 원자력 발전소 전경이나 지형, 원전 경계부대 막사 등도 촬영할 의도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 군은 매년 정기적으로 테러에 대비해 울진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대테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이 무인기 촬영 사진을 활용해 작년 초부터 동부전선으로 배치하기 시작한 개량형 240㎜ 방사포의 타격거리를 계산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동부전선 육상부대와 해안 경계부대 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해 타격 좌표를 설정한 뒤 타격 거리를 계산해 유사시 포격도발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 7곳의 해상사격구역을 설정하고 유독 백령도 북방 NLL 이남 수역으로만 100여 발을 쏟아 부은 것도 이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남측 함정을 타격하기 위한 정확한 거리를 계산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국방부는 "소형 무인기의 추가적인 발견에 따라 이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북한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기술 수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