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한미일 3자회담 첫 대면서朴대통령에 '성의 표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서툰 한국말로 인사했다.

박 대통령에 이어 모두발언을 한 아베 총리는 헤이그에 소재한 주네덜란드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오늘 우리가 미일한 3자 회의를 갖게 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해준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한 뒤 오바마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박 대통령을 쳐다보며 "박근혜 대통령님, 오늘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우리말로 인사했다.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의 취임후 지속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해왔다.

하지만 그가 지난해 12월26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고노담화의 수정시도를 하며 한일관계는 파탄 수준으로 악화됐고 박 대통령의 아베 총리와의 만남을 피해왔다.

그런 가운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중재로 이날 첫 대면한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말 인사'라는 나름의 성의를 표시하며 관계개선의 의욕을 보인 것으로 외교가는 풀이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이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고 이 3자 정상들이 기본적인 가치, 그리고 전략적 이해를, 함께 모여 여러가지 안보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가 일본, 한미일 3자 간에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더욱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3자의 단결된 협력을 통해 북한이 핵이라든지 미사일 문제에 대해 긍정적 대응을 하게되고 또 한국의 이산가족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이 긍정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데, 한미일 3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렇게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북핵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셋이 한꺼번에 만나 공통으로 직면한 심각한 도전과제를 논의할 첫 번째 기회"라며 "우리는 북한과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는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고 지난 5년간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과의 게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는 도발과 위협은 일치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평양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신지홍 김남권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