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설계자와 간담회…"DDP는 나와 오세훈 합작품"
하디드 "프리츠커상 배출하려면 건축가 모험심·도전 필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설계자 자하 하디드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자신의 임기 안에 무리하게 사업을 끝내려다 결과를 망치고, 황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DDP는 오세훈 전 시장과 나의 합작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이렇다 할 '랜드마크 건축물'이 없다는 지적에 "(사업을 놓고) 내 것, 네 것 구분 짓지 않는 게 좋다"며 "나는 많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직원들에게 '내 임기 중에 완성하려고 애쓰지 말라', '걸작품을 만들라'고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랜드마크는 기본적으로 (건축물보다는) 한강과 북한산 등 아름다운 자연, 수백년간 수도였던 역사, 그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DDP의 외관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미 완성된, 훌륭한 건축물에 콘텐츠를 잘 채워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오 전 시장의 계획과 달리 DDP에 상업시설을 대거 입점시키기로 해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건물은 1년에 운영비가 320억원이 들어가도록 계획됐다"며 "시민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당초 목적대로 건물을 사용하면서도 더는 시민 세금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과 하디드는 이날 대담에서 건축분야 발전에 공공건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하디드는 "오랫동안 보수적이던 유럽이 모든 공공건물을 공모하는 쪽으로 전환한 후 많은 훌륭한 건축물이 나왔다"며 "(한국에서) 프리츠커상(賞) 수상자가 나오려면 건축가 각자가 모험심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린다.

중국과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하디드는 지난 2004년에 여성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이에 박 시장은 "취임 이후 '턴키방식'(일괄 발주) 전면 금지, 공공건축물 공모 원칙 적용, 공공건축가 도입 등 공공건축에 많은 변화를 추진했다"며 "이런 공공건축의 혁신으로 인해 앞으로 많은 훌륭한 건축가들이 배출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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