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 어떤 명분이든 옳지 않아…노정 대화 결코 없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정상화 이행계획은 공공요금 인상을 전제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 부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계획은 자구 노력에 초점을 맞췄으며 공공요금 인상은 전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 감축 계획 수행 과정에서 어떤 기관은 공공요금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일방적인 인상이 아니라 공공요금 자체가 적정한지에 대한 검토, 원가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요금 인상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원가 분석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이행계획을 공공요금 인상과 바로 연결짓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38개 부채·방만경영 공공기관이 제출한 정상화 대책 이행계획을 27일 승인하면서 각 기관이 제시한 요금 인상에 따른 3조8천억원 상당의 부채 감축 계획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공공기관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2017년까지 2조원, 수도요금으로 3천억원, 철도요금으로 7천억원, 도로 요금으로 8천억원의 부채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별도의 공공요금 인상이 아닌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공공요금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지만 정부는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정부가 이들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서민생활물가를 통제한 결과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가 누적된 상황이라 일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 부총리는 부채 감축 과정에서 알짜 자산이 매각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관 핵심기능에 해당하는 자산이 매각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부처와 기관, 매각 전문가 등을 포함해 매각 시기·종류·지역 등을 감안해 매각지원위원회를 통해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하산 인사 방지책이 정상화 계획에 빠진 점에 관해서는 "경영진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진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개혁을 계획대로 수행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3분기에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노조의 반발이나 저항은 어떤 명분에서든 옳지 않다"며 노조의 반대를 경계했다.

그는 이번 계획이 이행되면 41개 공공기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200%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겠지만 난관이 많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부가 부채와 방만 경영을 개혁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노조 여러분께 특별히 당부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벗어나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기득권은 어떤 것이든 내려놓아야 한다는 게 지상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간 연대하거나 공공기관 경영성과 평가를 거부하는 모습 자체가 국민을 멀어지게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부가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분명히 밝혔다.

현 부총리는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를 노·사간 자율적인 협조로 추진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노·정 대화에는 결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가 이번 대책에 적극 참여해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주문했다.

또 상반기 안에 중점관리 대상기관에 대한 기능점검을 포함해 공공기관의 건전성과 생산성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