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장관 해임…朴대통령, 기름유출사고 실언 문책
박근혜 대통령은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후 잇단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6일 전격 해임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무위원이 해임된 것은 처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해임 건의를 받고 윤 장관을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난 뒤 총리 공관에서 윤 장관을 만나 해임 건의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리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해임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전화를 받자마자 해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앞서 국회 대정부 질문 도중 해임 건의를 요구한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깊이 고민해서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답했다. 국회 답변 이후 2시간여 만에 ‘속전속결’식 해임이 이뤄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무총리가 장관의 해임을 건의하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은 흔치 않은 케이스”라며 “그만큼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총리 건의로 대통령이 장관을 해임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고건 전 총리는 2003년 당시 최낙정 해양수산부 장관의 해임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최 장관은 취임 14일 만에 낙마했다.

윤 장관은 전날 당정 협의에서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이고 어민이 2차 피해자”라고 말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기름유출 사고 발생 현장에서 주민들의 항의를 받으면서도 코를 막는 모습(사진)을 보여 비판을 받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